2012. 1. 22. 23:51


[Track List]

01. No Doubt

02. Real Thing (Feat. DJ P.Plant)

요즘 부쩍 고양이를 사랑하며 키우는 애묘인이 늘었다.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애완동물이라 하면 대표적이었던 ‘개’를 키우는 사람 또한 그들의 취향을 지켜가고 있다. 알려지다시피 개는 ‘충성의 상징’인 동물이다.

일렉트로니카의 영향이 비트 전반에 보이고 클럽에서 화려한 춤을 유도할만한 리듬감의 Rap이 지배적인 추세인 요즘 힙합 음악. 이러한 트렌드를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현재의 취향’에 비교하자면 지금부터 전해줄 이야기는 꿋꿋하게 ‘개를 키우는 취향'을 지켜가는, 이른바 90년대 황금기의 비트에 충성을 하는 두 남자에 관련된 기록이다.

[투박한 순수함의 아퀴의 추억, 그것을 도약대 삼아 다시 Scene에 뛰어든 MC와 DJ]

과거 아퀴프로덕션이라는 레이블에는 그야말로 Dynamic Duo, 서로를 완벽하게 보완하는 두 HipHoper가 있었다. 자신만의 색을 가진 프로듀서 DJ P.Plant, 모 힙합 사이트에서 최장 Rhyme으로 종종 언급되던 Rhyme Machine UnBomber가 그들이다. 그들의 화학작용이 다시 한 번 디지털 싱글의 형태로 힙합 음악 팬에게 강렬한 안부를 전한다. 두 힙합 뮤지션의 ‘의심의 여지 없는’ ‘진실된 무언가’, No Doubt & Real Thing. 각 트랙을 자세히 살펴보자.

Track 1. No Doubt

Beat: P.Plant의 독특한 스타일은 언제나 구미가 당기는 비트로 구현된다. 경쾌함을 자아내는 전자음이 그루브한 뼈대를 만들어내는 동안 매력적인 퍼커션(우드벨)이 끼어드는 비트의 진행은 그야말로 ‘랩을 하고 싶어지는 순간’을 만들어낸다. 세련된 샘플 운용과 P.Plant 나름의 숙련된 드럼킷 사용이 ‘이것이 그의 스타일’이라는 확실한 표현으로 드러난다.

Lyric: 이 곡의 가사는 만들어진지 2년된 미공개곡이며, 그간 공연으로만 선보였던 곡이다. The Sophist 앨범에 수록된 그의 최근 작 Wrong Way에서 전달한 메시지의 연장선으로 생각해 보자면 ‘충실한 Backpacker 힙합 음악의 전도사’가 되겠다는 통렬한 웅변이라 해석된다. 특히 후반부의 리듬을 타는 부분은 듣는 재미를 확보했으니 알아서 즐기라는 자신감으로 읽히는데 그의 평소 스타일과 다른 가사의 분위기가 흥미를 자아낸다. 특히 그가 과거에 공개했던 곡에서 차용한 Hook은 탁월한 깔끔함을 보여주며 가사에서 언급했듯 ‘굵직한 중독성’을 보여준다.

Track 2. Real Thing

Beat: 본 비트는 P.Plant의 특이성을 잘 반영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장교로서 복무 중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전쟁과 같은 음악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의 비트는 웅장한 전투에 어울릴만한 스타일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이번 "Real thing"에서도 도입부의 양철북 소리 같은 샘플의 삽입부터 무언가 '잊혀져 가는 것', '놓치게 되는 것'에 대한 대변자로서의 전투를 치르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특히 드럼의 남다른 둔탁함과 무게감은 마치 그가 분노하는 지점과 연관하여 질타를 하는 매질의 소리처럼 들린다. 과거 우리를 즐겁게 했던, 힙합음악과 사랑에 빠지게 했던 그 모든 이유를 잊었냐고 물어보듯이 말이다. 역시 웅장함 속에 자신의 신념을 새겨넣은 또 하나의 "P.Plant" 스타일, 그 충실한 표현이다.

Lyric: 가사는 좀 더 적나라하다. UnBomber는 "No Doubt"에서 '왜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며, 어떤 자격이 있나'를 밝혔고 아무래도 본격적인 그의 발언은 이 "Real Thing"에서 드러나는 듯 하다. 힙합 음악, 특히 그 형식의 요소로서 'Rap', 그 'Rap'의 가사(lyric)는 하나의 '선언이자 선명한 발언'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UnBomber의 발언은 명료하다. '뚝심을 잃지 말자'와 '힙합음악의 변질에 분노한다'이다. 물론 현재의 트렌드 또한 '현상'으로서 존재하며, 유행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한 비난을 할 수는 없다. 그러나 UnBomber의 이번 트랙 가사 전반에 흐르는 '완고함'도 어쩌면 '힙합음악의 스타일적인 풍부함'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일관성이 아닐까 한다. 무엇보다 좋은 미덕은 가사 중에 짧게나마 '본토힙합의 전설'과 '힙합의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했던 국내 아티스트'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것이다. 연대기를 작성하고 기록을 하려는 노력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며 이런 부분에서 힙합음악을 듣고 랩 가사를 읽는 재미가 나오지 않나 한다.

[이 이야기의 빈 공간을 채우는 것은 '이 싱글을 듣는 당신']

UnBomber와 P.Plant는 신념과 고뇌를 담아 오래 '가는' 음악을 만들어 오래 '만날' 팬과의 만남을 기획하고 있다. 당신이 생각하는 ‘의심의 여지 없는’ ‘진실된 무언가’는 무엇인가? 특히나 이 글을 읽을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힙합 문화'에 근거한 '힙합음악'에서 말이다. "비트의 결을 다듬는 비트메이커와 Rhyme의 짜임을 매만지는 MC", P.Plant와 UnBomber의 이번 싱글을 통해 힙합의 충실한 팬으로서 당신의 답을 찾는 좋은 시간을 갖기 바란다. 즐거운 대화의 시간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Posted by UnBo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