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2. 23:10


[Track List]

1. 서곡
2. 2006 아퀴 (Feat. Somalia, Merci, Ghetto-S, TriggaE, DJ Afro C)
3. 시작을 위한 (skit)
4. 증명의 시간 (Feat. RHYME-A-, DJ Afro C)
5. R.I.P (Feat. Casper, DJ Afro C)
6. 흐름의 시작 (Feat. Merci, DJ Afro C)
7. 내 말은. (Feat. K.RaBit)
8. 왜곡 (skit)
9. 이노래는 TV에 나오지않아요 (Feat. Somalia)
10. 벼랑끝에서 (Feat. JJK)
11. GateKeeper (Feat. Mesquaker, DJ Afro C)
12. You don't konw (Feat. Addsp2ch)
13. 칼 (Feat. Cooper & 공CD)
14. 문제의 근원 (Feat. UnBomber)
15. 시련 (skit)
16. 그녀를 믿지 마세요 (Feat. Ghetto-S)
17. 그것, 혹은 그에관한 이야기 (Feat. 야비한순한양, DJ Afro C)
18. Respect (Feat. G-SOUL, Merci)

솔직히 나는 음악. 그것도 힙합(Hip Hop)이라는 장르에 대해 그리 박학다식하지 못하다.

나는 P.Plant의 절친한 친구이다. 학창시절 P.Plant의 카세트에서 흘러나오는 흥겨운 리듬에 나는 처음으로 음악을 접했다. 그가 듣는 음악을 함께 듣고, 느끼고, 또 열광했다. 하지만 나의 힙합에 관한 지식은 이때껏 아무것도 그려진 것 없는 백지의 도화지와 별 다를 바가 없다. 원래 그대로의 새하얀 순수함. 그러나 힙합을 듣고 느끼고 열광하는데 있어 지식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굳어진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P.Plant는 이번 자신의 Producing Album에서 힙합, 원래 그대로의 순수함을 강하게 표현하며 청중앞에 나섰다. 이미 UnBomber의 앨범 ‘나만의 이야기’를 통해 Producing DJ로써의 탁월한 리듬 감각을 선보인 P.Plant는 이번 자신의 앨범에서 힙합의 사전적 의미 그대로 좀더 동적이고 힘이 있는 비트를 선보인다. 그러면서 정말 고지식하게도 초창기 힙합 음악의 그 뜻과 그 순수함만은 절대 놓치지 않았다.

누구나 할 것 없이 한창 춤을 추기 위한 클럽의 유행세에 이끌려 보다 화려하고 보다 타협적인 면을 겨냥한 음악들로 가득 차오르는 안타까운 현실속에 언더그라운드 또한 역시 사각지대일수는 없었다.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하얀 레코드판 위에 금칠, 돈칠, 유행칠 온갖 휘황찬란한 칠들은 다 해대며 인기몰이를 하는 이때. 그 하얀 레코드판을 깨끗이 닦아 내는…, 힙합 본연의 그 순수한 전통을 지키려 노력한 앨범이 바로 이번 P.Plant의 BOMBTRACKS이다. East cost의 투박하고 무거운 사운드의 많은 영향을
받아서인지 왠지 모를 절도 있고 묵직한 비트가 듣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다. 그러나 듣는 이들을 더욱 놀라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번 앨범에 수록된 대부분 곡들의 비트가 짠짜라 트롯 음반의 화려한 변신이란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음악정도로 취급하는 트롯이 P.Plant의 신적인 손을 거쳐 이토록 스펙터클한 비트로 새롭게 탄생했다는 점을 우리는 눈여겨 볼만하다.

앨범을 평가할 때 있어 또 하나 눈여겨볼 사항은 바로 DJ의 재능 못지않은 인격이다. P.Plant는 부러울 정도로 인복 또한 많았다. P.Plant의 이번 Producing Album에는 수많은 이들이 마치 자신의 앨범작업처럼 자진해서 참여해 주었다. 실력 있는 다양한 참여진과 출중한 랩 실력을 뽐내는 많은 랩퍼들에 의해 이번 앨범이 한층 더 그 빛을 바랬다. 또한 이번에 참여한 독특한 스타일에 신인들의 활약 또한 눈여겨 볼만하다.

P.Plant는 자신의 앨범 수록곡에서 ‘음악은 느낌을 시간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라 정의하면서 자신은 그 많은 음악들 중 유독 힙합을 택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P.Plant는 진정 힙합을 사랑하고 그 전통을 지키려 고군분투하는 청년임에 틀림이 없다.

세상에 무력적 장벽 앞에 서스럼 없이 당당히 맞선 P.Plant. 모두가 세상의 바뀌어가는 유행에 맞는 보호색을 입으며 그냥 유유히 흘러가기 바빴던 이때. 유독 홀로 남아 고집스런 스타일을 마음껏 추구하며 예전 모습 그대로의 진정한 힙합음악을 하고자 했던 P.Plant. 그가 남아 있고, 그의 음악이 남아 있고, 그를 도와준 많은 뮤지션들이 또 남아 있는 한 우리나라 힙합계의 앞날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이네들이 지금부터 정통힙합음악이란 무엇인가? 하나하나 이것들을 다 모조리 증명해 나갈 것이니 확실히 지켜보자. 당신들의 어깨가 아무 이유 없이 들썩이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도록….

- Written by 허형범

Posted by UnBomber